“디자인 작품이 효율적임과 동시에 비판적이고, 개인적이고, 새롭고, 또한 아름다울 수 있는가? 여전히 기능을 다함과 동시에 예측 불가능하고 어색한 삶의 숨결을 보유하는 작업은 가능한가?”
“전문 디자이너로서 성숙하면서도 또한 신선한 기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? 점점 더 기업 문화의 지배가 강고해지는 이 사회에서, 작고 유기적인 디자인 실무 단위를 운영하는 게 가능한가?”
이처럼 언뜻 보기에 거창한 질문들도, 암스테르담의 그래픽 디자인 듀오 메비스 & 판 되르센의 작업 앞에서는 그리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. 사실, 그들의 작업은 그래픽 디자인의 난감한 딜레마들을 너무나 간단하게 해소해 버리기에, 그들이 그런 이분법을 괘념키나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. 그들의 작업은 조형적으로 강렬하고 독특하지만, 그 형태는 내용을 가리기 보다 오히려 반영한다. 일부 화석화된 전문인의 시각에 그들 작업의 다수는 ‘실험적’으로 보이지만, 그 실험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, 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이지, 실험을 위한 실험이 아니다. 그들의 접근법은 자유롭고 때로는 ‘위험해’ 보이지만, 예측하기 어려운 표면 아래에는 분명한 책임감과 깊은 배려가 있다.
메비스 & 판 되르센은 ‘사적인 스타일’을 개발해 작업에 강요하려 하지 않는다. 오히려, 그들은 모든 과제에 새로이 접근하고, 안에서부터 밖으로 작업을 진행한다. 그들의 디자인이 일정한 조형어휘 보다는 뚜렷한 아이디어 또는 ‘컨셉트’에 기반하는 경향이 있다면, 그 아이디어들은 충분히 시적이고 암시적이어서 오래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. 물론, 그들 역시 어느 정도 일정한 개성 또는 자주 쓰이는 접근법을 개발한 건 사실이지만, 그건 억압하거나 과장할 게 아니라, 오히려 솔직히 인정하고, 주어진 과제의 제약과 가능성에 비추어 끊임없이 재해석해야 할 자산이다.
아르망 메비스(1963)와 린다 판 되르센(1961)은 1986년 암스테르담의 헤리트 리트벨트 아카데미를 졸업한 이래 줄곧 함께 작업해 왔다. 주로 문화 기관이나 개인을 위해 진행한 메비스 & 판되르센의 주요작업으로, 로테르담의 보에이만스 판 뵈닝겐 박물관 아이덴티티, 패션 디자이너 듀오빅토르 & 롤프의 아이덴티티와 출판물, 그 밖의 수많은 미술, 건축, 디자인 관련서적들을 꼽을 만하다. 또한 그들은 <메트로폴리스 M>을 위시한 네덜란드의 몇몇 문화전문지를 디자인하는 한편, 2001년에는 유럽의 문화 수도로 지정된 로테르담시를 위한 아이덴티티 디자인 초대 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. 그들의 작품은 전 세계의 주요 미술관과 교육 기관에서 전시되었고, 2005년에는 지난 20년간의 협업을 기록하는 <리컬렉티드워크: 메비스 & 판되르센>이라는 책이 네덜란드의 예술 전문 출판사 아르티모를 통해 발행되기도 했다. 이런면에서, 그들은 전세계적인 ‘더치디자인’ 현상의 정수를 대표할 만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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